모든 것이 더욱 비싸질 전망이다.

AI 인프라 구축, 제한된 생산 능력,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그리고 미-이란 전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비용 증가라는 완벽한 폭풍을 일으키면서 PC 공급망 전체가 다각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니케이에시아(Nikkei Asia)에 따르면, 여러 PC 제조사들의 조달 담당자들은 전 세계 다양한 공급업체로부터 여러 차례 가격 인상 통보와 공급 제약을 겪고 있다.
칩 제조업체 브로드컴(Broadcom)의 나타라잔 라마찬드란(Natarajan Ramachandran) 이사는 니케이에 "여러 곳에서 공급망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라며, "특히 저희에게 예상치 못했던 부분은 인쇄 회로 기판(PCB)입니다. PCB 리드 타임이 과거 6주대였으나 현재는 6개월에 달합니다"라고 전했다. 라이트온 테크놀로지(Lite-On Technology)의 안슨 치우(Anson Chiu) 사장 역시 "AI 인프라에 대한 확고한 수요를 제외하고는, 올해 남은 기간 전망이 우리가 이전에 예측했던 것보다 나쁩니다. 고객사들의 압박이 매우 큽니다. 기본적인 플라스틱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패키징에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있는데, 이는 수년 동안 겪지 못한 현상입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박스나 컨테이너 등의 포장재 비용까지 상승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한 공급망 관리자는 이 매체에 가격 인상 통보와 함께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Microelectronics)로부터 받은 PCB, 플라스틱, 수지 등 여러 품목의 가격 인상 소식을 근거로 "모든 것이 더욱 비싸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일본의 무라타 제조(Murata Manufacturing)와 중국의 킹보드 라미네이트 그룹(Kingboard Laminates Group) 역시 가격 인상을 단행한 공급업체로 지목되었다.
AI 수요 급증으로 노트북 가격, 약 40% 폭등 예상
엔트리급 PC 시장, 2028년까지 ‘소멸’ 위기

이러한 모든 비용 증가는 만성적인 부족 현상을 겪어 온 PC 업계에 매우 불길한 소식이다. 공급망 혼란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시작되어, 이후 암호화폐 채굴 붐으로 인한 GPU 부족 현상을 거쳤다. 2022년 OpenAI의 ChatGPT 출시 이후에는 기업들이 AI 학습용 데이터센터를 급속히 구축하려 하면서 GPU 부족 사태가 더욱 심화되었다.
GPU 상황은 2025년 중반에 점차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연말이 되자 AI 인프라 구축으로 발생한 대규모 수요 급증에 힘입어 메모리 및 저장 칩의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현재 PC 제조사 및 시스템 통합업체(SI)는 AMD와 인텔 CPU의 부족 현상까지 목격하고 있는데, 이는 제조사들이 AI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서버용 CPU에 더 많은 생산 능력을 할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은 2026년 2월 말에 발발한 중동 분쟁이다. 첨단 칩 자체가 이 지역에서 생산되진 않지만, 전 세계의 반도체 공장 및 관련 산업은 운영에 필요한 알루미늄, 헬륨, 액화천연가스(LNG) 등에 의존하며, 이 중 상당 부분이 현재 이란에 의해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게다가 이란의 공격으로 반도체 등급 헬륨의 전 세계 공급량 약 30%를 담당하던 라스 라판 산업 도시(Ras Laffan Industrial City)가 마비되기도 했다.
GPU 부족은 주로 고성능(하이엔드) 및 게이밍 PC에 국한되어 있어 일반 사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반면, 메모리와 CPU 부족은 스마트 TV, LED 전구 같은 가전제품부터 자동차, 항공기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제품이 칩을 필요로 하기에 그 영향 범위가 훨씬 광범위하다. 그러나 글로벌 공급망에 가장 큰 위협은 중동 분쟁이며, 특히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이는 장거리 운송에 필요한 모든 것이 석유에 의존하기 때문에 전체 반도체 공급망에 파급 효과를 미친다. 또한, 칩 제작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이나 헬륨과 같은 많은 기초 재료들 역시 석유 제품에서 파생된다. 하지만 설령 중동 전쟁이 오늘 갑자기 멈추더라도, 공급망 전반에 미치는 충격과 구조적 혼란이 오래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