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개발자들이 미국 기술 스택에 중독될 만큼 충분히 팔아넘기기를 원한다." — 루트닉 국장

수년간 중국이 외국산 칩에서 자립하려 노력해 왔으나,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 상무부 장관 하워드 럿닉(Howard Lutnick)의 발언으로 인해 더욱 거세졌다. 럿닉은 워싱턴이 엔비디아(Nvidia)의 H20 판매를 중국에 재개할 수 있도록 허용한 후, 이 목표를 '중국을 미국 기술에 중독시키는 것'이라고 언급하며 중국에서 심각한 문화적 함의를 지닌 용어를 사용했다.
럿닉은 7월 15일 CNBC 인터뷰에서 "우리가 최고급 제품을 파는 것은 아니다. 최고급은 아니지만, 두 번째로 좋은 것도 아니다. 심지어 세 번째로 좋은 것도 아니다. 네 번째로 좋은 수준이 우리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정도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중국인들이 미국 기술 스택(American technology stack)에 충분히 의존하고 중독되도록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그것이 우리의 사고방식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중국 당국자들의 분노를 샀으며, 중국 고위 지도층 일부는 이를 "모욕적"이라고 비난했다. 더욱이 '중독(addiction)'이라는 함의는 영국이 중국에 아편의 합법화를 강요하여 마약 중독 전염병을 일으키고, 홍콩, 구룡반도, 외만주 등 영토를 외세에 상실했던 아편 전쟁(Opium Wars)을 연상케 했다. 이 사건은 중국 역사학자들 사이에서 특히 민감한 주제이며, 종종 중국의 '치욕의 세기' 시작점으로 간주된다.
이에 대응하여, 중국은 사이버 공간 관리국(CAC),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공업정보화부(MIIT) 등 여러 규제 기관에 중국 기술 기업들이 엔비디아 H20 칩 구매를 대체할 방안을 강구하도록 지시했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기업들은 이러한 규제 움직임으로 인해 구매를 보류하거나 엔비디아의 AI GPU 주문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이미 진행 중이던 광범위한 움직임의 일부다. 중국 규제 당국은 최근 기업들에게 엔비디아 AI GPU, 특히 H20 사용을 자제하도록 압박하고 있으며, 국영 매체는 이를 '안전하지 않고 구식'이라 비난하고, 정부는 지역 기업들에게 사용 자제를 권고하는 한편, 국내 데이터 센터는 AI 칩의 최소 50%를 현지 제조업체로부터 구매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는 엔비디아에게 특히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엔비디아는 초기에 H20에 대한 높은 수요를 보고하며, 이 거대한 중국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TSMC로부터 추가 칩을 주문한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AI 거대 기업이 가까운 시일 내에 완전히 국내 경쟁사에게 대체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Huawei)나 캠브리콘(Cambricon) 같은 경쟁사들이 특정 애플리케이션에 필요한 칩을 기술적으로는 구현할 수 있지만, 엔비디아의 기술 생태계(tech stack)는 여전히 중국 기술 기업들이 이를 완전히 벗어나기를 주저하는 핵심적인 이유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