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일 없는데도 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가는 기분, 혹시 나만 느끼는 건가요?
본문 1:
요즘 들어 문득 이런 생각을 자주 하게 돼요.
별다른 사건 사고도 없고, 거창하게 무언가를 이루어낸 날도 아닌데 말이에요.
그저 아침에 눈을 뜨고, 출근해서, 먹고, 잠자리에 들고… 이렇게 일상이라는 네모반듯한 틀 안에서 하루가 쏜살같이 지나가 버린 느낌이랄까요.
마치 시간이 우리 눈을 피해 슬쩍 옆으로 미끄러져 나가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시간이 느리게 가는 날도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모든 순간들이 고속도로를 달리듯 훅 지나가 버린 기분이에요.
문득 '내가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냈지?' 하고 되돌아보면, 뭘 했는지 막연하게만 남아있을 때가 많아요.
마치 중요한 순간들을 놓치고 지나쳐버린 것처럼요.
돌이켜보면,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너무 많은 자원을 소모하고 있다는 신호가 아닐까 싶어요.
여기서 말하는 '자원'이라는 게 꼭 돈이나 에너지만을 의미하는 건 아닐 거예요.
저는 요즘 '주의력'이라는 무형의 자원이 가장 많이 새나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흘려보내는 수많은 짧은 정보의 파편들,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않고 훑고 지나가는 수많은 광고 문구들, 혹은 타인의 완벽하게 포장된 일상을 보며 나도 모르게 느끼는 미묘한 비교감 같은 것들이요.
이런 것들이 모여서 우리의 정신적 에너지를 아주 조금씩, 하지만 꾸준히 빨아들이는 건 아닌지, 문득 불안해지기도 해요.
본문 2:
이렇게 하루가 빨리 간다고 느낀다는 건, 어쩌면 우리가 '의식적으로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일지도 모릅니다.
시간을 꽉 채우는 것과, 시간을 '의미 있게' 채우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잖아요.
바쁘다는 말 자체가 일종의 방어기제처럼 느껴질 때도 있어요.
'나 오늘 너무 바빴어'라는 말 한마디가 마치 하루를 잘 보냈다는 일종의 증명서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그래서 오히려 멍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멍 때리는 시간이 죄책감마저 들 때가 있어요.
'이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는 건가?' 하는 자책감에 사로잡히고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 '멍 때리는 시간'이야말로 우리가 잃어버린 자신과의 연결고리를 되찾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순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부러 멈춰 서서, 오늘 마신 커피의 향을 음미하거나,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며 지나가는 구름의 모양을 하나하나 관찰해보는 그런 아주 사소한 행위들이요.
이런 작은 '멈춤'의 순간들이 모여서, 지나가던 시간이 그저 '흐른 것'이 아니라 '경험된 것'으로 각인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어쩌면 우리는 너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서, 그저 '존재하는 것' 자체의 충만함을 잊고 살아가는 건 아닐까요.
** 하루가 빨리 가는 느낌은,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흘려보내는 '주의력'이라는 소중한 자원을 되돌아보게 하는 신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