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보다 사양보다 경험을 더 보게 되는 이유

    요즘 들어 왜 물건보다 '그때의 느낌'이 더 소중하게 느껴질까요?**
    솔직히 말해서, 우리 주변 세상 돌아가는 거 보면 참 신기하기도 하고, 동시에 좀 허탈하기도 해요.
    예전 같았으면 '이거 사면 내 삶이 업그레이드 되겠지', '이 사양만 갖추면 남들보다 앞서나갈 거야' 같은 논리가 지배적이었잖아요.

    스마트폰이 몇 년마다 바뀌고, 자동차는 신기술이 쏟아져 나오고, 옷도 계절마다 새로운 소재를 내놓잖아요.

    어릴 때는 그 '최신 사양' 그 자체가 성공의 지표 같았고, 그걸 갖추는 과정 자체가 목표였던 것 같아요.
    마치 물건을 많이 쌓아 올리는 게 곧 삶의 안정감과 행복을 보장해 줄 거라고 믿었던 거죠.

    그런데 막상 그 비싼 물건들을 다 갖추고 나면, 어느 순간부터 그 설렘이 너무 빨리 사라져 버리는 거예요.
    새 모델이 나와도, 그 전 모델이 가지고 있던 '나만의 사용감' 같은 게 사라지는 기분이랄까요.
    막상 물건을 사서 자랑하고 나서의 공허함 같은 게 느껴질 때가 많거든요.
    결국 물질적인 진보는 우리를 더 많은 '기능'을 갖춘 삶으로 이끄는 것 같지만, 정작 그 기능들이 채워주지 못하는 건 뭔가 깊은 감성적인 영역인 것 같아요.

    어느 순간부터 '이거 사서 뭐가 좋아지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되고, 결국엔 '그때 내가 직접 겪었던 어떤 경험'이 주는 벅차오름 같은 것에 더 마음이 끌리는 게 저만 그런 건지 싶기도 하고요.

    요즘 제 주변 친구들이나 저 자신을 돌아보면, 확실히 '경험 자본'을 쌓는 것에 더 열광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주말에 비싼 전자기기 쇼핑을 가서 '이거 사야겠다' 하고 결제하는 게 최고의 소비였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주말에 갑자기 떠나는 근교 여행이나, 평소에 엄두도 못 냈던 도자기 공예 원데이 클래스 같은 것들에 돈과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하더라고요.

    예를 들어, 제가 최근에 우연히 찾은 오래된 동네 책방에서 낡은 필름 카메라를 발견하고, 그 카메라로 동네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어보는 경험을 했거든요.

    그 과정 자체가 너무 즐거웠고, 사진을 현상하고 그 결과물을 보면서 느꼈던 '시간의 흐름' 같은 감정들이, 아무리 좋은 화질의 최신 기기로 찍은 사진들보다 훨씬 더 밀도 있게 제 마음에 남는 거예요.
    단순히 '소유'하는 것의 만족감은 잠깐이지만, '나의 일부가 되어 돌아가는' 경험들은 나를 좀 더 깊이 있게 만들어주는 느낌이랄까요?
    어쩌면 우리가 진정으로 갈망하는 건, 사양으로 채울 수 없는, 오직 시간과 노력, 그리고 그 순간의 감각만이 채워줄 수 있는 '나만의 서사' 같은 거 아닐까요?

    결국 우리를 채우는 건, 사양으로 채울 수 없는, 오직 시간과 감각으로만 기록되는 삶의 깊이 있는 경험들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