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커머스 분야에서 AI 챗봇, 특히 ChatGPT를 통한 사용자 유입 경로의 변화에 대한 분석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블랙 프라이데이와 같은 대규모 쇼핑 이벤트 기간 동안, ChatGPT를 경유하여 소매업체의 모바일 앱으로 유입되는 추천 세션 자체가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는 수치가 제시되었습니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AI가 쇼핑 여정의 중요한 변곡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 보입니다.
하지만 하드웨어 성능을 벤치마크 할 때처럼, 이 수치들이 어떤 조건과 어떤 기준으로 측정되었는지 집요하게 파고들 필요가 있습니다.
해당 데이터는 모바일 앱 인사이트 제공업체에서 수집된 것으로, '추천 세션'을 'ChatGPT 세션 직후 30초 이내에 발생한 소매업체 모바일 앱 세션'으로 매우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 정의 자체가 분석의 범위를 좁히는 중요한 필터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게다가 이 수치들이 1차 데이터가 아닌, 패널 기반의 추정치라는 점은 우리가 이 수치들을 절대적인 사실로 받아들이기 어렵게 만듭니다.
즉, 28%라는 증가율 자체는 주목할 만하지만, 이 수치가 전체 사용자 행동 패턴 중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에 대한 맥락적 검증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더욱 흥미로운 지점은 이 트래픽 증가가 시장 전반에 걸쳐 고르게 분산되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분석된 데이터를 보면, AI 추천을 통한 트래픽 증가는 오히려 거대 이커머스 플레이어들의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경향이 뚜렷하게 관찰됩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의 ChatGPT 추천 시장 점유율이 2024년 40.5%에서 올해 54%로 상승한 것은 단순한 트래픽 증가 이상의, 시장 구조적 변화를 시사합니다.
월마트 역시 2.7%에서 14.9%로 점유율이 급증한 것은 주목할 만한 수치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더 비판적으로 접근해야 할 부분은, 이 '추천 세션'이 전체 ChatGPT 세션에서 차지하는 실제 비중입니다.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 동안 이 비율은 전체 세션의 단 0.64%에 불과했고, 올해도 0.82%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은, AI가 쇼핑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촉매제' 역할은 하지만, 실제 구매 여정의 '주요 동력원'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강력한 반증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어도비 같은 다른 분석 기관의 보고서는 이 수치와는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그들은 AI 트래픽이 블랙 프라이데이 기준 전년 대비 805% 증가했다고 보고하며, AI를 통해 접속한 사용자가 구매할 확률이 38% 더 높다는 구체적인 전환율 지표를 제시했습니다.
이처럼 여러 기관이 각기 다른 측정 기준(세션 정의, 측정 범위, 데이터 출처)을 적용하고 있어, 단일한 'AI의 영향력'이라는 벤치마크를 설정하기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AI가 트래픽 유입의 '양적 증가'를 견인하는 것은 명확하나, 그 영향력의 깊이와 시장 재편 효과는 측정 기준과 비교 대상에 따라 해석이 극명하게 갈리므로, 단일 수치에 기반한 과도한 해석은 지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