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대 플랫폼의 AI 흡수 시도, 규제라는 현실적 벽에 부딪히다

    요즘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시장의 흐름을 보면, 거대 플랫폼들이 AI라는 엔진을 장착하기 위해 무리하게 합병을 시도하는 양상이 짙게 느껴진다.

    최근 ServiceNow가 AI 기반의 고객 경험 관리 스타트업인 Moveworks를 28억 5천만 달러라는 거액에 인수하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이게 단순한 '성장 전략'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이 금액 자체가 시장이 얼마나 절박하게 다음 단계의 지능화 레이어를 확보하려 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거든.
    기존의 워크플로우 자동화나 티켓팅 시스템만으로는 더 이상 시장의 요구를 감당할 수 없다는 걸 거인들이 깨달은 거지.

    이제는 '어떻게 프로세스를 돌릴까'를 넘어, '어떤 질문에 AI가 가장 정확하게 답할 수 있을까'의 영역으로 판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거야.
    이들은 단순히 기능을 추가하는 게 아니라, AI를 코어 엔진으로 삼아 자신들의 플랫폼 전체를 재정의하려는 시도에 가깝다.

    문제는 이 거대한 움직임의 규모와 속도다.
    시장이 요구하는 속도에 맞춰 너무 큰 판을 한 번에 짜려고 하니, 필연적으로 외부의 견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거지.
    창업가 입장에서 보면, 이 거인들이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 할 때, 오히려 그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지점, 즉 규제나 시장의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이 ServiceNow와 Moveworks의 거래가 미국 법무부(DOJ)의 반독점 심사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굉장히 중요한 시그널이다.
    단순히 '규제가 까다롭다'는 차원을 넘어서, 이건 시장의 자본력만으로는 더 이상 판을 짜기 어려워졌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과거에는 돈이 곧 권력이었고, 돈으로 시장을 묶어두는 것이 가장 확실한 성공 방정식이었지.
    하지만 이제는 '너무 많이 묶으려고 하면' 정부나 시장 자체가 브레이크를 걸어버리는 시대가 온 거야.
    이 '두 번째 요청(second request)'이라는 과정은, 단순히 서류를 더 내달라는 수준을 넘어, 이 거래가 시장에 미칠 파급 효과에 대해 당국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뜻이다.

    빌더들이 주목해야 할 건 바로 이 지점이다.
    대기업들이 AI라는 강력한 무기를 확보하기 위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고도 규제라는 장벽에 막히는 걸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성장 공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걸 의미해.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거대 플랫폼이 해결하지 못하는, 혹은 너무 거대해서 간과하는 '틈새의 문제'를 찾아야 한다.
    시장의 가장자리, 규제가 덜 민감하게 반응하는, 혹은 특정 산업군에서만 발생하는 극도로 깊은 문제에 집중하는 게 생존 전략이 될 수 있다.
    결국, 좋은 제품이 시장에서 팔리려면, 기술적 우위뿐만 아니라 '규제적/구조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 되어가고 있다.

    거대 플랫폼의 무분별한 인수합병 시도는 이제 규제라는 현실적 장벽에 부딪히고 있으니, 시장의 가장자리에서 규제와 자본이 닿지 않는 깊은 틈새를 공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