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스크 셋업을 거창하게 하지 않아도 만족감이 커지는 포인트

    ** 거창한 '인스타 감성' 말고, 나만의 루틴이 살아 숨 쉬는 책상 셋업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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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주변 친구들이나 온라인 커뮤니티 돌아다니다 보면, '데스크 셋업'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상당한 경제적, 미학적 압박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다들 너무 완벽해 보여요.
    각도 계산까지 마친 모니터 암, 무선 충전 패드부터 시작해서, 마치 전문 사진작가가 찍은 듯한 은은한 간접조명, 그리고 보기 좋게 정리된 케이블까지.
    솔직히 보면, 저도 저렇게 '정답' 같은 셋업을 갖추고 싶은 욕구는 엄청나거든요.

    나도 저렇게 멋진 작업 공간을 꾸미고, 누군가에게 '나 이렇게 일해요' 하고 보여주고 싶은 일종의 자기 증명 욕구 같은 게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막상 나름대로의 돈과 시간을 들여서 '이게 최고야!' 싶은 장비들을 잔뜩 모아놓고 나면, 이상하게 뭔가 텅 빈 느낌이 들 때가 많아요.
    마치 수많은 장비들이 제 옆에 늘어선데, 정작 제가 그 공간에서 가장 편안하게 집중할 수 있는 '나만의 자리'를 못 찾은 기분이랄까요.
    비싼 값어치를 하는 게 좋은 건지, 아니면 그저 사진 찍기 좋은 '연출'에 그치고 마는 건지, 문득 회의감이 밀려올 때가 많습니다.

    이게 정말 효율적인 작업 공간의 기준일까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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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제가 요즘 깨닫고 마음을 놓게 된 건, '완벽함'이라는 단어 자체가 얼마나 공허한 미끼인지 깨달았기 때문이에요.
    그 완벽한 셋업을 갖추는 과정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고, 오히려 그 완벽함에 맞추려고 애쓰느라 제 본연의 작업 리듬을 방해받는 거예요.
    예를 들어, 어떤 친구는 최신형 기계식 키보드를 갖추고 '타건감'에 집착하지만, 정작 그 키보드가 너무 크거나 소리가 커서 새벽에 집중해야 할 때 오히려 방해가 되기도 하잖아요.

    저한테는 오히려 몇 년 전에 쓰던, 닳고 때가 묻어서 제 손가락 움직임에 익숙해진 저렴한 키보드가 훨씬 편해요.
    그게 '최적화'된 시스템이라기보다는, 저라는 사람의 습관과 역사가 녹아든 '나만의 틈' 같은 거죠.
    그 틈이란 게, 예를 들어 모니터 아래에 두꺼운 책 한 권을 덧대서 눈높이를 살짝 낮추는 것일 수도 있고, 혹은 커피를 마실 때 그 옆에 무심히 놓아둔 낡은 만년필의 무게감일 수도 있어요.

    이런 사소하고, 누가 봐도 '이게 뭐지?' 싶은 비정형적인 배치가, 저에게는 '아, 여기다.
    여기서 시작해야지'라는 신호탄을 켜주는 가장 강력한 의식이 되어주더라고요.
    결국 데스크 셋업의 진정한 가치는, 최신 기술의 집합체가 아니라, 나를 가장 편안하게 '존재하게' 만드는 작은 사소한 배치의 합인 것 같습니다.
    가장 비싸고 완벽한 시스템보다, 나에게 가장 편안한 사소한 배치를 발견하는 것이 진정한 만족감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