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우리의 '습관'은 낡은 레트로 감성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요즘 기술 발전 속도를 보면 가끔 압도당할 때가 있어요.
인공지능이 글을 쓰고, 자율주행차가 거리를 누비고, 스마트 기기들은 우리의 생활 패턴을 예측해서 최적화해주잖아요.
정말 SF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수준의 변화들이 매일같이 일어나고 있는데, 문득 거울을 보며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근데 우리 생활 방식은 왜 이렇게 느린 걸까?' 가장 첨단화된 세상에 살고 있다고 느끼면서도, 정작 우리의 일상 루틴, 즉 '습관'이라는 영역은 놀라울 정도로 보수적이고 느리게 움직이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사진 찍는 행위만 봐도 그래요.
우리는 세상의 모든 순간을 클라우드에 저장할 수 있고, 픽셀 하나하나를 완벽하게 보정할 수 있는 카메라를 손에 넣었잖아요.
기술적으로는 '완벽한 기억 저장소'가 구현된 거나 마찬가지예요.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친구들끼리 모여서 앨범을 꺼내 보며 '이때 참 재미있었지' 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추억에 잠기는 방식을 선호해요.
그 디지털 데이터 덩어리들 속에서, 우리는 마치 아날로그 필름처럼 '함께 감상하는' 의식적인 과정을 놓지 못하는 거죠.
이게 단순히 감성적인 문제인지, 아니면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의 기억 메커니즘이나 감정적 연결 고리는 물리적인 접촉이나 반복되는 의례를 통해 강화되는 건지, 곰곰이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특히 정보 습득의 방식에서 이런 간극이 크게 느껴져요.
우리는 전 세계의 모든 지식에 단 몇 초 만에 접근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어요.
궁금한 것이 생기면 네이버나 구글에 검색창에 키워드를 박는 순간, 수천 개의 링크와 논문들이 쏟아져 나오죠.
이론적으로는 모든 것을 가장 효율적인 경로로 습득할 수 있어야 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장 깊이 있는 지식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여전히 '아침에 단골 카페에 가서 사장님과 나누는 10분짜리 잡담'이나, '어릴 적 친구가 보내준 손글씨 메모' 같은 비효율적인 경로를 통해 위안을 얻는 경향이 강해요.
알고리즘이 나에게 가장 자극적이고, 가장 빠르게 반응할 만한 정보를 끊임없이 주입해주는데도 말이에요.
오히려 우리는 그 알고리즘의 바깥에 존재하는, 약간은 지루하고, 느리고, 비효율적인 '일상의 리듬'을 갈망하는 것 같아요.
마치 고성능 엔진을 가진 차를 타고 있지만, 결국 목적지까지는 느긋하게 산책하듯이 말이에요.
기술이 우리의 '능력'을 무한히 끌어올려준다고 착각하게 만들지만, 정작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그 모든 기술의 도움을 받기 전의, 너무나 평범해서 무심코 지나치는 그 루틴들이 아닐까 싶어요.
기술 발전의 최전선에 서 있어도, 결국 우리를 지탱하는 것은 가장 인간적이고 느린 루틴들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