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끔 찾아오는 그 무기력함, 우리만 느끼는 건 아닐까 싶어서요.
(회사원/학생 공감 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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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부쩍 느끼는 감정인데, 이게 피곤하다기보다는 좀 더 '흐릿하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몸이 아픈 것도 아니고, 잠을 못 잔 것도 아닌데, 하루 종일 어딘가 모르게 에너지가 증발해버린 느낌?
마치 배터리가 100%에서 갑자기 30%로 뚝 떨어지면서, 나머지 70%가 그냥 공기 중에 사라져버린 기분이랄까요.
회사에 앉아있으면 모니터 속의 글자들이 몽롱하게 보이고, 점심시간에 친구와 수다를 떨고 있어도 그 대화의 맥락을 100% 따라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을 때가 많아요.
예전 같았으면 이 정도의 자극이나 대화로도 정신이 번쩍 들었는데, 이제는 그런 일들이 그냥 '또 하나의 루틴'으로 처리되어 버리는 기분이랄까요.
마치 내 삶이 어떤 큰 동력원 같은 것 없이, 그저 중력에 의해 천천히 바닥으로 끌려 내려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래서 가끔은 내가 지금 이 속도를 유지하고 있는 게 맞는지, 내가 이 속도를 정말 원하고 있는 건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되더라고요.
이 애매한 감정의 이름이 뭘지, 정확히 정의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본문 2
이런 상태가 지속되다 보니, 저는 '큰 동력'을 얻으려고 애쓰는 것 자체가 오히려 피로의 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이나, 어제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 같은 것들이 저를 지치게 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다 문득, 억지로 엔진을 최대 출력으로 돌리기보다는, 그냥 아주 잔잔한 강물이 흐르는 모습을 관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나만의 속도'라는 게 꼭 게으름을 피우는 게 아니라, 외부의 기대치나 사회가 정한 성공의 속도에서 잠시 벗어나, 내 몸과 마음이 '아, 지금 이 속도가 괜찮네'라고 조용히 안도하는 지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거든요.
예를 들어, 복잡한 지하철 출퇴근길에 이어폰으로 아무 생각 없이 흘러나오는 팝송을 들으며, 창밖을 그저 멍하니 바라보는 그 5분.
혹은 퇴근 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소파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멍 때리는 그 10분 같은 것들이요.
이런 '무위(無爲)'의 순간들이, 오히려 잃어버렸던 나 자신과의 연결고리를 아주 미세하게나마 되찾아주는 느낌을 줍니다.
결국은 거창한 목표 달성보다, 이 흐릿한 일상 속에서 나를 지탱해 줄 아주 작고 꾸준한 리듬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한 숙제인 것 같아요.
지금 느끼는 이 애매한 피로감은, 아마도 나만의 가장 느리고 지속 가능한 리듬을 재설정하라는 몸과 마음의 조용한 신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