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급날의 만족감이 예전 같지 않은 요즘, 나만 그런 건가요? 요즘 들어 문득 제 소비 습관을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월급날의 만족감이 예전 같지 않은 요즘, 나만 그런 건가요?
    요즘 들어 문득 제 소비 습관을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학창 시절이나 사회 초년기에는 '가지고 있음'이 곧 '나의 가치'를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지표 같았거든요.

    친구들끼리 만날 때도, SNS 피드를 스크롤 할 때도, 은연중에 '이 정도는 갖춰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감이 존재했죠.

    명품 가방 하나, 최신형 전자기기 하나, 혹은 멋진 전경이 담긴 여행 사진 하나가 마치 '나, 나름 열심히 살고 있어!'라고 외치는 듯했달까요.
    그때는 정말 그 물건들을 사는 행위 자체가 일종의 성취감이었고, 그 성취감을 주변에 보여주는 과정에서 오는 일종의 사회적 인정 욕구가 소비를 이끌었던 것 같아요.

    진짜 만족의 기준점이 '소유물의 크기'나 '브랜드의 희소성' 같은 외부적인 요소에 너무 크게 의존하고 있었던 건 아닌가 싶어 요즘은 조금 씁쓸하기도 하고, 저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특히 회사 생활을 하면서 정말 신기한 변화를 체감하고 있어요.
    이제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소비가 아니라, '나 자신을 채우기 위한' 소비가 중요해졌거든요.
    그게 바로 '경험의 밀도'와 '기록의 깊이' 쪽으로 무게 중심이 확 이동한 느낌이랄까요.

    예전 같았으면 주말에 핫한 곳에서 비싼 돈 주고 사진 몇 장 찍어 올리는 걸로 만족했겠지만, 지금은 차라리 그 동네의 골목길을 천천히 걸으며 우연히 발견한 작은 헌책방의 냄새, 혹은 그곳 주인분과 나눈 10분짜리 사소한 대화 같은 것들이 훨씬 더 오래 남고,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따뜻한 만족감을 주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비싼 물건보다는,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과의 식사 자리를 더 선호하게 됐고, 여행을 가더라도 '여기서 뭘 샀는가'보다 '여기서 어떤 생각들을 했는가'를 메모하고 사진으로 남기는 과정 자체에 더 큰 의미를 두게 됐어요.
    마치 제 삶 자체가 하나의 에세이가 되어가고 있다는 기분이랄까요?

    이 과정 자체가 저에게는 가장 가치 있는 '소유물'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이 변화의 흐름이 정말 흥미롭고 또 새롭습니다.
    결국, 진정한 만족감은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채워지는 과정에서 생기는 나만의 이야기'에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소비의 기준이 '물건의 가치'에서 '기억의 밀도'로 이동하며 나를 더 깊이 채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