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물결 앞에서 느끼는 것: 기술 도입,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까?
솔직히 요즘 회사들 분위기 보면 다들 'AI 덕분에!'라는 말로 시작하는 회의가 너무 많지 않나 싶습니다.
막 새로운 LLM(거대 언어 모델)이 나왔다거나, 특정 업무 자동화 툴이 나왔다면서, 일단 그 기능을 '검토'하는 단계부터 시작하는 것 같아요.
신기술에 대한 기대감 자체가 너무 커서, 마치 최신형 스마트폰을 사면 모든 생활 패턴이 드라마틱하게 바뀌는 것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AI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실제로 우리 업무의 효율을 수직 상승시킬 수 있는 도구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지점에서 늘 한 발짝 물러서서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잠깐, 이 기능을 도입하기 전에, 우리가 지금 하던 방식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는 없었나?" 하는 거죠.
마치 낡은 엔진에 최신 전동 모터를 억지로 결합하려는 시도를 보는 것 같달까요.
기술 자체에만 매몰되어, 우리가 오랫동안 고착화되어 온 비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나, 누가 최종 책임을 지고 이 데이터를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운영 가이드라인 같은 '뼈대' 작업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그 결과, 비싼 돈 주고 도입한 툴이 제 기능을 못하거나, 아니면 기존의 실수와 비효율을 AI가 훨씬 빠르고 광범위하게 증폭시켜 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최근 들어 느낀 건데, 기술 도입은 '기능 검토'가 가장 첫 번째 순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오히려 그 반대 순서로 접근해야 한다고 느꼈어요.
우리 팀이나 부서가 '어떤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가?'라는 큰 그림부터 다시 그리고, 이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Process)을 A부터 Z까지 종이에 쭉 그려보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아, 우리가 이 보고서를 만드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건, 사실 이 데이터 취합 단계에 불필요한 승인 단계를 너무 많이 넣었기 때문이구나"와 같은, 프로세스 자체의 병목 지점을 발견하는 거죠.
그리고 그 병목 지점을 해결하기 위한 가상의 최적 프로세스를 설계한 다음에, 그 설계된 프로세스에 '어떤 AI 기능을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끼워 넣을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운영 가이드라인 수립'의 핵심인데, 단순히 'AI가 대신 해줘'가 아니라, 'AI가 이 단계까지는 처리하고, 이 단계에서는 반드시 김 대리님의 검토가 필요하며, 이 결과물은 반드시 이 양식으로 저장해야 한다'와 같은 명확한 경계와 책임 소재를 정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결국, 기술은 도구일 뿐이고, 그 도구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우리만의 운영 매뉴얼'을 만드는 것이 진짜 기술 도입의 성공 요건인 것 같습니다.
최신 기술의 화려함에 현혹되기보다, 현재의 업무 흐름을 재정의하고 명확한 운영 가이드라인을 세우는 것이 기술 도입의 가장 중요한 선행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