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아는' 즐거움이 '남들에게 보여줄' 즐거움이 된 것 같은 요즘 소비 습관에 대한 단상
솔직히 요즘 들어 소비를 할 때마다, 예전이랑 뭐가 달라졌는지 자꾸 곱씹어보게 돼요.
예전에는 정말 '나 자신'을 위한 소비가 많았거든요.
예를 들어, 친구들이랑 맛집에 가서 밥을 먹고 와도, 그냥 '오늘 점심 맛있었다' 정도의 막연한 기억으로 남는 경우가 많았잖아요.
그때는 그 경험 자체가 목적이었고, 그게 주는 만족감이나 위안이 소비의 전부였던 것 같아요.
어떤 책을 사면, 그 내용에 깊이 빠져서 오롯이 나 혼자만 알고 싶은 비밀스러운 감정처럼 간직하는 거죠.
그 책의 표지나 어떤 아늑한 카페의 분위기도 중요했지만, 결국 그 안에서 내가 얻는 지적 충족감이나 감정적 안정이 핵심이었어요.
그때의 소비는 일종의 '사적인 의식' 같았달까요?
누군가에게 증명할 필요가 전혀 없었거든요.
그냥 나 혼자만 만족하면 그걸로 충분했고, 그 만족감은 꽤나 깊고 오래가는 종류의 것이었어요.
그래서인지, 요즘 들어 뭔가 소비를 하고 나면 '이걸 어떻게 포장해서 남들에게 보여줄까?'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드는 순간들이 많아져서, 문득 제가 너무 과도하게 외부의 시선에 맞춰서 소비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이게 아마 소셜 미디어라는 거대한 배경이 깔리면서 생긴 현상인지도 모르겠어요.
예전에는 '좋은 경험'을 했다는 걸 알게 되어도, 그 정보가 나만 아는 영역에 머물렀다면 그걸로 충분했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모든 것이 기록의 대상이 되고, 기록된 것이 곧 나 자신을 증명하는 일종의 '포트폴리오'처럼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소비의 목적 자체가 '경험 그 자체의 즐거움'에서 '이 경험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로 옮겨간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요.
예를 들어, 정말 맛있는 디저트 전문점이 있어도, 사진을 찍기 위한 '각도'가 마음에 안 들거나, 인테리어가 너무 평범하면, 그 맛 자체에 대한 감동이 반감되는 순간이 생겨요.
'와, 여기 진짜 맛있다!'라는 순수한 감탄보다는, '여기 분위기가 너무 예뻐서 나도 이 감성을 가진 사람인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구나'라는 일종의 연출이 먼저 머릿속을 스치는 거죠.
결국 소비가 나를 위한 행위라기보다는, 나라는 브랜드를 꾸미기 위한 '소품 구매'에 가까워진 건 아닌가 싶어, 가끔은 너무 피곤하고 씁쓸할 때도 있어요.
진짜 재미있어서 산 건지, 아니면 '나도 이런 걸 즐기는 사람이구나'라는 댓글을 달기 위해 산 건 건지, 그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는 요즘의 소비 습관을 보면서, '진짜 나'는 뭘 원했던 건지 되묻게 되네요.
결국 소비의 목적이 나를 위한 만족감에서 타인에게 보여줄 서사 구축으로 이동한 것 같다.
소비의 기준이 '나의 만족'에서 '타인의 인정'으로 옮겨가면서, 경험 자체가 아니라 그 기록이 소비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