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다니거나 학교 다니면서 은근히 크게 느껴지는 생활 리듬의 변화에 대하여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보곤 해요.
우리가 '정상적이다'라고 여기는 이 규칙적인 생활 패턴, 아침에 알람 소리에 맞춰 기상하고, 정해진 경로로 이동하며, 정해진 시간에 앉아 무언가를 처리하고, 저녁이 되면 비슷한 패턴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이 모든 과정들이 사실은 가장 효율적이고, 가장 시스템화된 삶의 방식이라는 겁니다.
물론 이 리듬이 없다면 사회생활 자체가 불가능하겠죠.
출근길 지하철의 붐비는 느낌, 직장 동료들과 주고받는 예측 가능한 농담들, 마감 기한에 맞춰 몰아치는 에너지 같은 것들이 마치 '삶의 정상적인 배경음악'처럼 느껴지잖아요.
우리는 이 리듬을 따르도록 훈련받았고, 이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곧 '성실함'이나 '책임감'과 같은 가치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회적 압박감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래서 이 루틴을 벗어나는 것 자체가 일종의 일탈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문제는 이 효율성이 너무 강하게 각인되다 보니, 우리가 이 리듬을 '선택'하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따라가야만 하는 흐름'에 휩쓸려 가고 있다는 기분이 더 강하다는 점이에요.
마치 거대한 컨베이어 벨트 위에 올라탄 기분이랄까요?
각자의 속도와 리듬을 가지고 움직이긴 하지만, 결국은 모두 같은 방향, 같은 속도로 움직여야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되는 거죠.
가장 묘하게 찾아오는 변화는 '시간의 밀도'가 달라진다는 느낌이에요.
예전에는 주말이 오면 마치 시간이 몽글몽글하게 늘어지는 듯한 기분이 들곤 했거든요.
계획 없이 뒹굴거리거나, 목적 없이 산책을 하다가 문득 '이렇게 시간을 보내도 괜찮은가?'라는 죄책감 같은 게 올라오기도 했죠.
그건 아마도 우리 뇌가 너무 오랫동안 '시간을 생산적인 자원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주말에 친구들과 만나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카페에 앉아있는 시간이, 어쩌면 그 주에 처리해야 할 업무 목록보다 더 큰 '존재의 충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걸 간과하는 거죠.
우리는 늘 '다음 목표'나 '다음 스케줄'을 염두에 두고 살기 때문에, 현재 이 순간이 주는 단순하고 느슨한 감각의 가치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마치 배터리가 100% 충전되었을 때만 전기를 쓸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과 비슷해요.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 시스템적인 효율성을 잠시 멈추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시간의 무게를 온전히 느끼는 연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멈춤 속에서 비로소 내가 진짜 원하는 리듬이 무엇이었는지 되찾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정상적인 리듬'은 효율성을 제공하지만, 그 대가로 우리 안의 가장 자유로운 자율성을 조금씩 갉아먹고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