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쓰는 앱들 중에서 유난히 손에 익은 것들에 대한 잡담

    요즘 너무 손에 익어서 의심스러워지는 '디지털 루틴'들에 대하여
    요즘 들어 문득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습관적으로 켜는 앱들, 혹은 무언가를 찾으려고 들어갔다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끝까지 스크롤을 내리는 그 과정 말이에요.
    저만 그런 건지, 정말 ‘편리함’이라는 달콤한 마약 같은 것에 중독된 기분이 들 때가 많거든요.
    출퇴근길 지하철에 앉아 있으면, 뭔가 볼 것이 없으면 무의식적으로 SNS 앱을 켜고, 헤드라인을 훑어보고, 친구들의 근황을 곁눈질하게 돼요.

    이 모든 행위가 마치 ‘나를 위한 필수적인 정보 수집 활동’인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심지어 어떤 앱을 켜야 할지조차 모르겠을 때가 있는데, 그냥 손이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무작위로 앱 아이콘들을 누르게 되고요.

    이럴 때마다 ‘내가 지금 이걸 정말 필요로 하는 건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는데, 그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리기가 참 어렵더라고요.
    그냥 ‘습관’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그저 공백을 메우기 위한 행위들 같아서 말이에요.
    이런 디지털 습관들을 돌아보게 될수록, 우리는 정말로 그 앱이나 기능이 주는 ‘실질적인 가치’에 반응하는 건지, 아니면 그저 그 행위 자체에서 오는 일종의 ‘심리적 안정감’에 기대고 있는 건지 구분이 안 될 때가 많아요.

    예를 들어, 특정 커뮤니티 앱을 켜는 목적이 ‘정보 습득’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들어가 보면 이미 수십 개의 게시물에 대한 댓글 싸움이나, 남들이 올린 화려한 여행 사진들을 보며 ‘나만 뒤처지는 건 아닌가’ 하는 막연한 비교 심리만 느끼고 끝날 때가 허다하잖아요.
    이런 순간들을 겪고 나면, 마치 하루 종일 에너지를 소모했는데 얻어낸 게 ‘공허함’이라는 기분이에요.
    그래서 요즘은 의식적으로 ‘이 앱을 열기 전에, 나는 지금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라는 질문을 강제하는 훈련을 해보려고 노력 중이에요.

    정말 필요한 정보가 아닐지라도, 그저 ‘새로운 것을 봐야 할 것 같은’ 막연한 압박감만으로 앱을 켜는 건 정말 멈춰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결국 이 모든 건 ‘통제감’에 대한 욕구 아닐까 싶기도 해요.
    세상이 너무 빠르게 돌아가고 정보가 폭주하다 보니, 우리는 아주 작은 루틴이라도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는 착각에 안도하는 건 아닐까요?
    그래서 일부러 앱의 위젯을 지워보거나, 특정 앱의 알림을 꺼버리기도 해요.

    처음엔 세상이 멈춘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며칠 지나고 나면 오히려 제가 시간을 더 주도적으로 쓸 수 있게 되었다는 해방감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물론 완전히 디지털 기기를 끊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적어도 '나도 모르게' 끌려가는 흐름을 한 번씩 멈춰 서서 바라보는 여유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가장 크게 와닿았어요.

    우리가 편리함이라 믿는 습관의 이면에는, 종종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할 '진짜 필요'가 숨겨져 있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디지털 행동의 진짜 동기가 ‘필요’인지 아니면 그저 ‘습관’에 의한 공백 메우기인지 한 번씩 멈춰서 자문해보는 습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