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들어 문득 느끼는 것, 이제는 '스펙'보다 '이야기'가 더 중요해진 건가요?
요즘 들어 주변 사람들과 물건을 보면서, 문득 내가 예전과 달라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예전 같으면 새로운 스마트폰이 나오면, 혹은 자동차가 전 모델과 비교해서 배터리가 20% 늘고, 카메라 화소가 100메가로 올라갔다는 식의 수치들만으로 '와, 정말 좋아졌다!'며 감탄사를 연발했었죠.
누가 봐도 성능의 집합체, 즉 '사양'이라는 단어 하나로 모든 것을 재단하던 시절의 나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꽤 흘렀고, 삶의 경험들이 쌓이면서 기준점이 미묘하게 바뀐 게 분명해요.
이제는 단순히 '무엇을 할 수 있는지'의 목록 나열보다는, 그 기능을 사용해 나가는 과정에서 나에게 어떤 '의미의 밀도'를 채워주는지를 훨씬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된 거죠.
예를 들어, 어떤 카메라가 아무리 최신 기종이라 해도, 그 카메라가 포착해낸 빛의 궤적이나, 그 순간의 냄새 같은 비물질적인 감각을 담아내지 못한다면, 솔직히 그 높은 화소 숫자는 저에게 공허하게 느껴집니다.
결국 우리가 추구하는 게 단순히 '최고 사양'의 제품을 소유하는 만족감을 넘어, 그 사양을 통해 어떤 '나만의 순간'을 창조해낼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탐구로 옮겨간 건 아닐까요.
마치 여행을 갈 때, 가장 비싸고 시설 좋은 호텔의 객실 크기나 편의 시설 리스트를 보는 것보다, 그 지역 특유의 골목길을 걷다가 우연히 마주치는 작은 가게의 사장님과의 대화 같은 '인간적인 연결고리'가 더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는 것처럼 말이에요.
이런 변화는 단순히 소비 트렌드의 변화라기보다는, 우리 삶의 우선순위가 재정립되는 과정 같아서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과거에는 '최대치'에 도달하는 것이 성공의 척도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최적의 경험'을 찾아내는 것에 더 큰 가치를 두게 된 것 같아요.
그 '경험'이라는 게 정말 신기한 단어죠.
눈에 보이지 않고, 만질 수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 비물질적인 것들이 우리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는 증거들이 너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책이 가장 두꺼운지, 혹은 가장 많은 수상 경력을 가졌는지를 따지기보다는, 그 책의 문장 하나하나가 나를 어떤 감정의 파도 속으로 데려가 주는지, 혹은 내가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고방식을 강제로 경험하게 만드는 그 '지적 자극의 밀도'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심지어 관계에서도 그래요.
수많은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의 화려한 라이프스타일을 보는 것도 즐겁지만, 오히려 가끔 마주치는 지인의 꾸밈없는 실수담이나, 예상치 못한 순간에 건네는 진심 어린 위로 한마디가 훨씬 더 강력한 '정서적 안전망'을 제공해주는 느낌이랄까요.
결국 우리가 점점 더 사양보다 경험을 중시하게 되는 건, 우리 마음 자체가 이미 '채움'의 욕구를 '만족'의 욕구로 진화시켰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언가를 '가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언가를 '경험하기 위해서'가 목적지가 된 거죠.
takeaway
결국 우리가 진정으로 탐색하는 것은 스펙의 우월성이 아니라, 그 스펙을 거쳐 나에게 어떤 의미의 깊이를 새겨줄 수 있는가 하는 '서사'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