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들어 ‘소유’보다 ‘느낌’에 더 무게가 실리는 것 같아요.
우리만 그런가요?
본문 1
문득 문득 이런 생각을 해요.
예전에는 참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강박 같은 게 있었잖아요.
어떤 물건이든, 어떤 경험이든, 남들이 ‘이거 사야 돼’, ‘이거 해봐야 돼’라는 식의 사회적 압력이나 미디어의 노출 속에서 마치 그것을 소유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 같은 불안감이 맴돌았어요.
맞물려 돌아가는 소비의 논리였던 거죠.
예쁘게 꾸민 인테리어, 최신형 가전제품, 혹은 남들이 다 가는 핫플레이스에서의 인증샷들.
그 모든 것이 일종의 '나의 성공 지표'처럼 느껴지기도 했고요.
솔직히 말하면, 저도 그 흐름에 꽤 많이 휩쓸렸던 것 같아요.
'이걸 사면 나도 저렇게 행복해질 거야'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지갑을 열 때가 많았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그 물건들이 제 방 한구석에 가지런히 쌓여 있는 걸 보고 나면, 묘한 공허함이 밀려오더라고요.
마치 그 물건들이 저를 행복하게 해줬다기보다는, 제가 그 물건들을 사기 위해 '행복해지려고 노력했다'는 과정 자체가 저를 지치게 만든 기분이랄까요.
어느 순간부터인가, 저는 그 '소유'라는 것들이 주는 일시적인 만족감이라는 것이, 사실은 굉장히 취약하고 외부 조건에 따라 쉽게 무너지는 모래성 같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어요.
본문 2
그래서 요즘은 의식적으로 '경험'이라는 키워드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게 된 것 같아요.
여기서 말하는 경험이라는 게 단순히 '여행지 이름 찍기' 같은 가벼운 아웃풋을 의미하는 건 아니고요.
오히려 그 공간에서 제가 느꼈던 미세한 감정의 결, 낯선 사람과 나눴던 사소한 대화의 온도, 혹은 평소에는 시도해보지 않았던 취미 활동을 통해 얻은 '나 자신에 대한 새로운 발견' 같은 것들이요.
예를 들어, 비싼 명품백 하나를 사는 것보다, 주말에 시간과 돈을 들여서 한 번 제대로 된 도예 클래스를 듣고, 제 손으로 흙을 만지면서 '내가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온몸으로 느끼는 것이 훨씬 오래 남는 것 같아요.
그 과정 속에는 저의 실수도, 좌절도, 그리고 작은 성취감까지 모두 담겨 있거든요.
이런 경험들은 저만의 고유한 서사(Narrative)가 되니까요.
남들이 가진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오직 나만이 가진 '느낌의 데이터베이스'를 쌓아가는 기분이랄까요.
물질적인 것은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하락하거나, 혹은 유행에 따라 박물관의 유물이 되기도 하지만, 마음속에 새겨진 감각이나 깨달음은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더 깊고 단단하게 제 일부가 되어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물건의 '스펙'을 따지기보다, 그 물건이나 장소와 함께하며 제가 어떤 '감정의 스펙트럼'을 경험했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된 것 같아요.
** 결국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눈에 보이는 '무엇'이 아니라, 그 안에서 내가 느낀 '어떻게'라는 감각의 총합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