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쁘다'는 상태 자체가 에너지를 갉아먹는 기분, 다들 공감하나요? 요즘 들어 문득 드는 생각인데, 우리가 피곤하다고 느낄 때의 원인이 꼭 '무엇을 했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아요.

    '바쁘다'는 상태 자체가 에너지를 갉아먹는 기분, 다들 공감하나요?
    요즘 들어 문득 드는 생각인데, 우리가 피곤하다고 느낄 때의 원인이 꼭 '무엇을 했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주말에 친구들 만나서 밤새도록 재미있게 놀았거나, 아니면 마감 기한에 쫓겨 밤샘 작업을 한 날의 피로는 확실히 다릅니다.

    그건 육체적, 혹은 정신적 소모가 명확하거든요.
    그런데 이상하게, 가장 에너지를 많이 뺏기는 건, 사실 '어떤 상태로 오랜 시간 머물러 있었는지'가 원인인 것 같아요.

    마치 배터리가 갑자기 훅 떨어지는 느낌?
    회의 시간이 길어져서 멍하니 화면만 응시하고 있는 시간, 혹은 직장 동료들 앞에서 과장된 리액션을 유지해야 하는 시간들 같은 거요.
    실제로 뭔가 복잡한 계산을 하거나, 새로운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보다, 그저 '나는 지금 집중하고 있는 사람이다',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있어야 하는 사람이다'라는 무언의 연기를 지속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에너지를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이 '가식적인 지속성'에서 오는 피로감이라는 게 정말 낯설면서도 지독하게 현실적이라, 저만 이렇게 느끼는 건가 싶어서 글을 올려봐요.

    이런 '상태 유지형 피로'는 정말 눈에 보이지 않아서 더 무서운 것 같아요.
    마치 근육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아니라, 전반적인 시스템이 슬로우 모션으로 작동하는 느낌이랄까요?
    예를 들어, 온라인 회의를 생각해 보세요.

    카메라가 켜져 있고, 마이크가 꺼져 있는 그 '고요한 순간'에도 우리는 끊임없이 상대방의 표정을 분석하고, 다음 발언을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하며 '적절한 공백'을 계산하고 있잖아요.
    그 과정이 너무나 미묘하고, 스스로도 그 에너지를 쓰고 있다는 걸 자각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입니다.

    게다가 우리는 이 사회에서 '항상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감에 시달리잖아요.
    업무 시간 외에도 메신저를 확인하고, 쏟아지는 정보의 파도를 곁눈질하는 것만으로도 뇌는 쉴 틈 없이 '경계 태세'를 유지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몸은 아픈 게 아니라, 영혼의 배터리가 미세하게 방전되는 기분, 다들 한 번쯤 겪어보지 않았을까요?
    오늘은 억지로 '무언가를 했기 때문에' 지친 게 아니라, 그저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에'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가장 큰 에너지는 '무엇을 했는가'보다 '어떤 상태로 머물렀는가'에서 오는 것 같다.
    오늘 하루는 무언가를 '하려고 애쓴' 상태에서 잠시 벗어나,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쉼의 상태'를 경험해 보는 게 어떨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