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들어 사물의 가치를 '경험'이라는 필터를 씌워 보게 되네요 사물의 가치라는 걸 생각해보면 참 복잡한 것 같아요. 어릴 때는 남들이 가진 멋진 물건을 보면 나도 저걸 가져야 한다고 생각

    요즘 들어 사물의 가치를 '경험'이라는 필터를 씌워 보게 되네요

    사물의 가치라는 걸 생각해보면 참 복잡한 것 같아요.
    어릴 때는 남들이 가진 멋진 물건을 보면 나도 저걸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잖아요?

    그게 일종의 '소유'가 주는 안정감이나 인정 같은 거였을지도 모르겠어요.
    막 예전 세대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거 사면 나도 어느 정도 성공한 사람처럼 보일 거야' 같은 무언의 경쟁 심리가 깔려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물건 자체가 일종의 '증명서' 역할을 하던 거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삶의 리듬을 몇 번 거치다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과연 저 비싼 명품 가방이나 최신형 전자기기가 내 하루의 리듬에 얼마나 부드럽게 스며들까?
    만져보고, 사용해보고, 그걸로 어떤 순간을 채울 수 있을까?

    이게 아니라, 그냥 '나의 일부'처럼 느껴지기보다는, 오히려 '나의 삶의 배경'으로 느껴지는 것들이 진짜 가치가 아닐까 싶어요.
    요즘은 물건을 사기 전에, 그 물건을 사용함으로써 내가 어떤 '감정의 지점'에 도달할지부터 생각하게 돼요.

    예를 들어, 예전 같으면 그냥 '이 카메라가 좋으니까 사야겠다'고 했을 텐데, 이제는 '이 카메라로 친구들이랑 새벽 바닷가에서 찍는 빛의 순간을 포착하고 싶다'는 구체적인 '상황'과 '기억'이 먼저 떠오르는 거예요.
    그게 핵심인 것 같아요.
    물건은 결국 우리의 기억을 담아내는 그릇일 뿐인데, 그 그릇에 채워 넣을 '이야기'가 없다면, 그저 무거운 장식품에 불과한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저는 요즘 일부러 '물건'을 사기보다는 '경험'을 사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주말에 갑자기 기차표를 끊고 가보거나, 평소에 가보지 않던 동네의 작은 골목길 카페에 가서 낯선 사람과 대화를 나눠보는 식의 작은 시도들이요.

    이런 경험들은 사진 몇 장으로 정리되는 게 아니라, 몸으로 기억하고, 감각으로 체득되니까요.
    이 과정에서 얻는 '나 자신에 대한 이해' 같은 건, 아무리 비싼 물건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나만의 고유한 리듬을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결국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는 소유물이 아니라, 그 소유물을 통해 채워지는 삶의 깊이와 연결고리인 것 같아요.
    물질적 풍요함보다, 그 물질을 통해 만들어지는 '나만의 서사'가 삶의 진짜 가치를 결정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