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가지고 산 것'보다 '겪은 것'에 더 가치를 두는 우리들의 심리, 혹시 나만 그런가?**
요즘 들어 문득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예전 세대들이나 심지어 얼마 전까지의 우리 자신을 돌아보건대, ‘무엇을 소유했는지’가 곧 그 사람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처럼 여겨지던 시대가 아니었나 싶어요.
비싼 차, 명품 가방, 최신 전자기기 같은 것들이 마치 ‘나, 나 정도면 이 정도는 누릴 자격이 있어’라고 외치는 듯했죠.
정말 열심히 살면 이런 ‘물질적 보상’으로 인정받는 게 당연하다는 인식이 팽배했으니까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정말 이상하게도, 그 ‘소유’의 가치가 희미해지고 ‘경험’의 가치가 눈에 띄게 커진 것 같아요.
친구들이랑 다 같이 갔던 여행 사진첩을 보는데, 그 사진 속의 배경이나 옷차림 자체보다, 그 순간 우리가 나누었던 웃음소리, 함께 겪었던 예상치 못한 에피소드 같은 게 훨씬 더 생생하게 남아있잖아요.
단순히 ‘이런 걸 가졌다’라고 자랑하기보다는, ‘이런 일을 겪어보니 내가 이런 사람이구나’라는 자기 발견의 과정이나, 혹은 ‘우리 이렇게 함께 시간을 보내보니 정말 좋았다’는 관계의 기록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게 된 것 같아요.
이게 단순히 유행이라기보다는, 우리 삶의 근본적인 욕구가 변하고 있다는 신호가 아닐까 싶어서요.
이게 단순히 ‘사진이 예쁘게 나오는 곳’을 찾아다니는 트렌드로만 치부하기엔, 그 심층적인 이유가 더 복잡해요.
저는 이 변화의 핵심을 ‘기억의 자산화’와 ‘정체성 확립’에서 찾는 것 같아요.
물건들은 시간이 지나면 낡거나, 혹은 유행을 타서 가치가 급락하잖아요.
하지만 우리가 겪은 경험, 특히 타인과 함께 공유한 경험은 그 사람의 서사(Narrative)가 되어 우리 안에 영구적으로 박힙니다.
예를 들어, 평생 모은 돈으로 산 명품 가방도 언젠가는 질리거나, 혹은 그 가방을 산 '나'의 모습이 지금의 '나'와는 조금 동떨어질 수 있거든요.
하지만 함께 산 정상에서 본 일출의 장엄함, 혹은 힘든 과정을 함께 이겨낸 추억 같은 건,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그 감정의 밀도가 희석되지 않아요.
게다가 요즘은 이 경험을 SNS라는 매체를 통해 ‘선택적으로 편집하여 공유’하는 과정 자체가 일종의 사회적 인정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도 하죠.
우리는 단순히 좋았던 기억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나는 이런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이다’라는 일종의 취향과 철학을 보여주면서, 나 자신을 재정의하고 사회적 연결고리를 확인받고 싶은 심리가 반영된 건 아닐까 싶어요.
결국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가장 강력하고 지속 가능한 ‘나만의 브랜딩’이 바로 ‘경험’인 것 같아요.
결국 우리가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된 것은 소유물이 아닌, 그 소유물과 함께 만들어낸 휘발되지만 가장 빛나는 순간들의 총합입니다.
현대인에게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은 물리적인 물건이 아니라, 타인과 공유하며 쌓아 올린 '이야기' 그 자체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