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문득 드는 생각인데, 우리 선택의 기준이 너무 '배경'에 맞춰진 건 아닐까?
요즘 들어 이런 생각, 혼자만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우리가 무언가를 선택할 때, 정말 그 본질적인 가치나 기능만을 보고 고르는 건지, 아니면 그 모든 것을 감싸고 있는 '포장지' 같은, 일종의 공간적 경험에 너무 크게 영향을 받는 건 아닌지 말이에요.
얼마 전 친구들이랑 주말에 어디 갈까 이야기하다가, 결국 다들 '인스타 감성'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의견이 모이더라고요.
예쁜 카페를 찾을 때도, 커피 맛이 최상인 곳을 찾기보다, 일단 창가 자리에 앉았을 때 햇살이 어떻게 들어오는지, 테이블 간 간격이 얼마나 여유로운지를 먼저 따지잖아요.
심지어 옷을 살 때도, 그 옷 자체가 주는 느낌보다 그 옷을 입고 어디서 사진을 찍을 수 있을지, 어떤 무드와 어울릴지를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마치 우리의 일상 자체가 하나의 잘 짜인 '콘텐츠'가 되어야 한다는 압박감 같은 게 느껴질 때가 많아요.
예전에는 그냥 '여기 분위기 좋다' 정도였다면, 요즘은 '여기 분위기가 나한테 어떤 스토리를 만들어줄 수 있겠다'라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짙어진 것 같아요.
이게 정말 삶의 질 향상일 수도 있지만, 어딘가 모르게 내가 원하는 '경험'의 기준이 너무 외부의 시선이나 시각적 만족도에 의존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 살짝 씁쓸하기도 하답니다.
이런 흐름이 단순히 소비재에만 머무는 건 아닌 것 같아 걱정이 돼요.
심지어 관계나 취미 생활 같은 추상적인 영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보이거든요.
예를 들어, 친구를 사귈 때도, 그 사람의 개성이나 가치관 자체를 깊게 보기보다, '저 사람과 함께 있으면 나도 저렇게 멋진 사람이 될 것 같다'는 일종의 '이상적인 배경'을 기대하게 되는 건 아닐까 싶어요.
혹은 취미 활동을 시작할 때도요.
단순히 그림 그리기가 좋아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 '나도 예술가 같은 사람이 되어야지'라는 일종의 포장된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한 활동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미술관에 가면, 작품 자체에 대한 깊은 사유보다는, '여기서 나만의 아련한 감성을 발견하는 나'라는 나 자신을 발견하는 순간에 더 집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
결국 우리는 '무엇'을 경험하는가보다, 그 경험을 통해 '나 자신'이라는 서사를 어떻게 포장하여 남에게 보여줄 수 있는가에 더 큰 에너지를 쏟고 있는 건 아닐까 자문하게 되더라고요.
물론 이런 '아름다운 포장'이 우리 삶에 활력소를 주고, 좋은 문화를 창출하는 동력이 되는 것도 분명해요.
하지만 가끔은 그 포장지를 벗겨내고, 그저 아무런 의미 부여 없이, 그 순간의 감각이나 불편함 그 자체에만 머물러 보는 연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서, 오늘 이런 생각을 길게 적어보게 되었어요.
takeaway
우리의 선택이 본질적인 만족감보다 시각적으로 매끄럽게 포장된 '경험의 서사'에 의해 좌우되는 경향이 짙어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