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들어 주변기기 취향이 '덜어내는' 방향으로 바뀌었어요.
(솔직 후기)
솔직히 몇 년 전만 해도 저 같은 사람이었는지, 주변기기 하나 살 때마다 '이거면 끝장이다', '이건 무조건 사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어요.
뭔가 최신 기능이 붙은 게 있으면 일단 눈에 들어오고, '이거 하나만 더하면 내 작업 환경이 완전히 업그레이드될 거야'라는 착각에 빠져서 충동구매를 밥 먹듯이 했었죠.
모니터 받침대부터 시작해서, 종류별로 케이블 정리 트레이, 무선 충전 패드, 그리고 디자인만 예쁘다고 산 각종 허브까지...
지금 돌아보면 이건 '최적화된 환경'이라기보다는 그냥 '기기들의 무덤'에 가까웠어요.
책상 위가 온통 케이블과 다양한 포트로 엉망진창이었고, 각 기기들이 서로 다른 브랜드의 다른 규격이라 연결할 때마다 '어떤 어댑터를 써야 하지?'라는 작은 불안감에 시달리곤 했거든요.
그때는 그 복잡함과 다양한 기능들이 마치 '나의 생산성을 증명하는 트로피'라도 되는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너무 많은 옵션들이 한데 모여 있으니, 오히려 뭘 써야 할지 모르는 일종의 '선택의 피로'에 시달리면서도, 그 복잡함 자체를 '갖추고 있다는 만족감'으로 착각했던 것 같아요.
정말 시간과 돈을 낭비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문득 깨달은 게 있어요.
결국 내가 가장 많이 쓰고, 가장 자주 만지는 핵심 기능만 남기면 된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여러 개의 색깔별로 구분된 포트 허브를 사기보다, 정말 필요한 포트만 넉넉하게 지원하는 단 하나의 심플한 장비에 투자하는 게 훨씬 만족도가 높더라고요.
게다가 이제는 '이 기능이 있는지 없는지'를 따지기보다, '이게 나한테 정말 필수적인가?'라는 질문을 먼저 던지게 됐어요.
작업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건지, 아니면 그저 '세련되어 보여서' 사게 되는 건지 말이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비어있는 공간의 미학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책상이 깨끗해지니 시야가 트이는 느낌?
단순히 물건을 덜어내는 행위가 아니라, 제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이나 불필요한 고민들을 함께 정리하는 과정 같았어요.
마치 뇌의 캐시 메모리를 비우는 느낌이랄까요.
이렇게 불필요한 옵션들을 과감하게 제거하고 핵심만 남기니, 오히려 더 빠르고, 더 명료하게 작업에 몰입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이게 단순한 미니멀리즘을 넘어, 저만의 '효율적인 삶의 루틴'을 찾은 기분이랄까요.
진정한 만족감은 무언가를 더 채우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덜어낼지 아는 데서 온다는 것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