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좋아하는 사람들끼리만 공감하는, 사소한 비효율성 발견했을 때의 쾌감**
본문 1
요즘 들어 부쩍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우리가 평소에 너무 많은 정보를 소비하고, 너무 많은 인터페이스를 만지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주변의 모든 것이 일종의 '시스템'처럼 보이기 시작한다는 거예요.
처음엔 그냥 "아, 짜증난다" 수준의 감정적인 짜증이었거든요.
예를 들어, 웹사이트에서 버튼을 누르려고 했는데, 갑자기 팝업창이 뜨면서 '로그인이 필요합니다'를 거쳐 또 다른 계정 인증 페이지로 리다이렉트 되는 경험 같은 거요.
일반인들은 그냥 "어, 귀찮네.
그냥 창 닫을까?" 하고 넘어가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그 순간, 마치 고장 난 기계를 발견한 엔지니어처럼 반응해요.
머릿속에서 온갖 가정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기 시작하는 거죠.
'왜 이 순서로 설계했을까?', '이 백엔드 로직은 혹시 세션 관리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이 팝업은 사실 사용자 경험(UX) 측면에서 최악의 사례(Anti-Pattern) 아닌가?' 같은 생각들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져 나와요.
심지어 로딩 스피너(Loading Spinner)가 빙글빙글 돌고 있는 그 짧은 순간조차, '이건 비동기 처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거나, 혹은 불필요한 애니메이션을 추가해서 리소스를 낭비하는 건 아닐까?' 하고 성능 분석 모드로 전환되어버립니다.
이 작은 딜레이, 이 사소한 흐름의 끊김이 저희에게는 일종의 '버그'이자, 해결해야 할 '미해결 과제'처럼 느껴지는 거예요.
본문 2
가장 재미있는 건, 이 분석 과정이 외부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서 돌아간다는 점이에요.
예를 들어, 어떤 공공기관 웹사이트를 이용한다고 칩시다.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고 엔터를 쳐도, 원하는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고, 먼저 '관련 정보를 확인하시겠습니까?' 같은 중간 경유지 페이지로 보내는 경우가 있잖아요.
보통 사람들은 '아, 검색 결과가 여러 개라서 그래야 하나 보다' 하고 넘어가지만, 저희는 그 순간 '아니, 왜 이 과정을 거쳐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돼요.
최적의 데이터 흐름은 검색창 입력 $\rightarrow$ API 호출 $\rightarrow$ 결과 리스트 반환으로 끝났어야 하는데, 중간에 불필요한 '검증 레이어'가 끼어들어 속도와 사용성을 모두 저해하고 있는 거죠.
마치 레거시 시스템을 마주한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저는 가끔 주변 사람들에게 "이거, 만약 이 API를 이렇게 변경하면 속도가 30%는 빨라질 것 같은데?" 같은 말을 무의식적으로 흘리곤 해요.
듣는 사람은 당황하고, 제가 스스로도 왜 저런 소리를 하고 있나 싶을 때가 많아요.
하지만 그 순간의 쾌감, 즉 '아하!
이렇게 개선될 수 있겠구나!'라는 지적 만족감은 정말 중독성이 강해서, 가끔은 퇴근 후에도 습관적으로 주변의 인터페이스를 '개선 가능성'이라는 렌즈로 스캔하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takeaway
IT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세상은 끊임없이 최적화해야 할, 흥미진진한 버그들로 가득 찬 거대한 베타 테스트 필드와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