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 좋아하는 사람들끼리는 이해할 만한 사소한 비효율성, 이쯤 되면 병인가요? 일상 속 사소한 비효율성도 결국은 시스템 설계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는 것 같아요.

    IT 좋아하는 사람들끼리는 이해할 만한 사소한 비효율성, 이쯤 되면 병인가요?
    일상 속 사소한 비효율성도 결국은 시스템 설계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는 것 같아요.

    저만 이런 건지, 마트 계산대에서 물건을 스캔하는 과정이나, 기차표를 예매하는 웹사이트의 동선 같은 것들을 보면 그냥 '아, 좀 불편하다'에서 멈추지 못하고 '이 과정에서 데이터가 어떻게 흐르고, 어떤 로직이 누락되었을까?'까지 파고들게 됩니다.
    예를 들어, 공공키오스크 같은 거요.

    분명 사용자 인증을 한 번 했는데, 마치 '혹시 잘못 입력할까 봐'라는 가정 하에 3~4단계의 확인 절차를 거치게 만들잖아요?
    저희 같은 사람들 눈에는 이게 비효율적인 '과도한 트랜잭션'으로 보이는 거예요.

    마치 시스템이 사용자 신뢰도를 100%로 가정하지 못하고, 항상 최악의 시나리오(Worst-Case Scenario)에 대비하느라 리소스 낭비를 하고 있다고 분석하게 되는 거죠.
    이 과정에서 '왜 이 단계가 필수적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튀어나오는데, 주변 사람들은 그냥 '그냥 원래 그래'로 넘어가는 것 같아서 혼자만 이상한 분석을 하는 기분이 들 때가 많아요.

    이게 진짜 문제인지, 아니면 단지 너무 많은 정보에 노출되어 뇌가 항상 '디버깅 모드'로 돌아가 있는 건지, 가끔 저 자신에게도 의문을 던지게 됩니다.
    이런 분석 욕구는 디지털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아요.
    오히려 물리적인 공간이나 일상 루틴에서도 작동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자주 이용하는 어떤 웹 서비스의 '설정' 메뉴를 봐도 그래요.
    분명히 '개인정보 수정'이라는 목적이 있는데, '계정 기본 정보', '알림 설정', '보안 옵션', '결제 수단 관리' 등으로 너무 많이 분리해 놓으면,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관련성이 높은 항목들을 하나의 모듈로 묶지 못하고 API 엔드포인트만 분산시킨 느낌'을 받게 돼요.
    '이건 같이 묶을 수 있었을 텐데', '왜 이 설정을 하려면 반드시 저 인증 단계를 거쳐야만 하는가?' 같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죠.

    심지어는 길을 걸을 때도 그래요.
    신호등의 주기가 너무 비논리적이거나, 가게의 동선 배치가 제품의 흐름을 방해할 때면, '이 공간의 최적화(Optimization)가 잘못되었다'는 결론에 도달하기 일쑤예요.

    결국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사소한 불편함의 상당 부분은, 사실은 '더 나은 아키텍처' 혹은 '더 깔끔한 UX 플로우'가 존재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설계적 결함'에 대한 무의식적인 피드백인 것 같습니다.

    일상의 불편함은 종종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포착하는 시스템 설계의 미세한 결함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