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좋아하는 사람들끼리는 이해할 만한 사소한 귀찮음, 과도한 '추천'의 함정
솔직히 말해서, 기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끼리는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일종의 '정보적 피로감' 같은 게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요즘 세상 돌아가는 걸 보면, 모든 게 지나치게 포장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요.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범인이 바로 '추천(Recommendation)'이라는 단어죠.
이 단어 자체는 편리함의 상징처럼 포장되어 있지만, 그 뒤에 숨겨진 논리적 허점이나 과도한 간섭에 대해서는 저희 같은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묘한 불편함을 느껴요.
유튜브 알고리즘이 "이거 좋아하셨으니, 이건 무조건 좋아하실 거예요!"라며 쉴 새 없이 다음 영상을 밀어줄 때 말이에요.
처음에는 "오, 나를 정말 잘 아는구나?" 싶어서 신기해하죠.
하지만 몇 번의 클릭과 검색 패턴을 지나가다 보면, 그 추천 목록들이 너무나도 '예측 가능'하고 '안전지대'에 머물러 있다는 느낌을 받게 돼요.
마치 내 취향이라는 걸 시스템이 너무 완벽하게 데이터 포인트로 쪼개서, 내가 스스로 발견할 수 있는 미묘하고 기묘한 연결고리들—예를 들어, A라는 장르를 좋아해서 B라는 기술을 건드렸는데, 그게 C라는 전혀 예상치 못한 예술 분야와 교차하는 지점 같은 거요—을 통째로 잘라내고 가장 평균적인 경로만 제시해주는 느낌이랄까요?
우리는 본질적으로 '비효율성 속의 발견'에서 오는 쾌감을 즐기는데, 시스템은 그 비효율성을 가장 효율적인 경로로 덮어버리려고 하거든요.
이건 단순히 '취향이 아니잖아'라는 수준의 불만을 넘어서, 일종의 논리적 전개 과정에 대한 거부감에 가까워요.
기술을 좋아한다는 건, 근본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메커니즘에 흥미를 느끼는 거거든요.
그런데 추천 시스템들은 그 메커니즘 자체를 투명하게 보여주지 않아요.
'당신이 이 걸 좋아했으니까, 이 걸 좋아할 거예요'라는 결론만 쾅!
하고 던져줄 뿐, "이걸 좋아한 사람들은 이 변수를 고려해서 이 경로를 거쳤고, 그 결과 이 제품의 이 모듈이 당신의 니즈에 17% 더 부합할 것이라 모델링했습니다" 같은 식의 과정을 설명해주지 않는 거죠.
오히려 그 설명 과정 자체가 너무 복잡해서 이해하기 어려우면, 차라리 '아무거나 추천해줘'라고 말하고 싶은 심정이 들 때도 있어요.
결국 우리가 원하는 건, 단순히 콘텐츠의 나열이 아니라, 그 나열 뒤에 숨겨진 '인간의 창의적 비약'이나 '예기치 못한 학문적 융합' 같은 무형의 연결고리인데, 알고리즘은 그 무형의 것을 가장 확실하고 가장 눈에 띄는 데이터 포인트로 억지로 묶어버리려고 하잖아요.
그래서 가끔은 추천 목록을 싹 지워버리고, 그냥 아무거나 무작위로 섞어 놓은 '카오스' 상태의 피드를 보는 게 오히려 마음이 편할 때가 많아요.
그 무질서함 속에 진짜 재미가 숨어있는 것 같거든요.
시스템이 제시하는 '완벽한 추천'보다는, 의도적인 비효율성이 담긴 무질서함 속에서 더 큰 발견을 기대하게 된다.